라스베가스, 그 화려함으로

English ↗

LIFE, STYLE & TASTE · LAS VEGAS

라스베가스, 그 화려함으로

사막에서 시작해, 눈 덮인 산까지.

Bellagio fountains and illuminated hotel at night
Bellagio fountain show · Fabio Sasso / Unsplash

라스베가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카지노의 불빛, 화려한 호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공연. 이 도시를 처음 찾는 사람에게 스트립은 거대한 무대처럼 보인다. 몇 블록을 걷는 동안 풍경이 바뀌고, 호텔 문을 열면 또 다른 세계가 시작된다.

하지만 그 불빛이 라스베가스의 전부는 아니다. 이곳에는 도시가 생겨난 오래된 이유가 있고, 특별한 식사와 쇼핑의 즐거움이 있다.

붉은 사막을 걷다가 숲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겨울에는 눈 위에서 보드를 탈 수도 있다. 여행자가 보는 도시와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보는 도시는 그렇게 서로 다른 얼굴을 갖는다.

사막 위에 어떻게 도시가 생겼을까?

라스베가스의 시작은 불빛보다 물에 가깝다. 지금의 도시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이 지역의 샘은 원주민들의 삶을 지탱했다.

이후 사막을 지나던 여행자와 정착민에게도 물과 풀을 만날 수 있는 쉼터가 되었다. 오늘날 스프링스 프리저브는 남부 파이우트족의 땅에 자리한 이 역사를 전한다.[2]

현대 도시의 기반이 마련된 것은 1905년 철도가 연결되고 철도회사가 토지를 경매에 내놓으면서였다. 1911년에는 시로 편입되었다. 물이 사람을 머물게 했다면, 철도는 사람과 물자를 오가게 하며 작은 정착지를 도시로 바꾸었다.[1]

1931년에는 두 가지 변화가 겹쳤다. 네바다에서 도박이 합법화되었고, 가까운 콜로라도강에서는 후버댐 건설이 시작되었다. 공사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지역 경제와 인구가 성장했고, 숙박과 오락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1]

후버댐, 도시의 역사와 만나는 거대한 구조물

후버댐은 협곡 사이에 콘크리트를 채워 넣기만 해서 만든 시설이 아니다. 먼저 터널로 강물을 우회시켜 공사 공간을 확보하고,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단계적으로 쌓아 올렸다.

공사는 1931년에 시작되었고 댐의 콘크리트 타설은 1935년에 끝났다. 전체 시설은 1936년에 완성되었다.[3]

Hoover Dam and the canyon
CISA

오늘날 후버댐은 관광명소이면서, 라스베가스가 성장하던 시기의 노동과 기술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다. 도시의 출발을 댐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건설이 불러온 일자리와 사람들의 이동은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1940년대에는 지금의 스트립을 따라 리조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엘 랜초 베이거스와 플라밍고 같은 호텔을 거쳐, 라스베가스는 숙박·카지노·공연을 함께 즐기는 도시로 발전했다.[1]

호텔 안에서 또 다른 세계를 만나다

라스베가스에서는 호텔도 여행의 목적지가 된다. 정원과 예술 작품을 구경하고, 분수를 기다리고, 공연 시간에 맞춰 저녁을 계획한다.

어느 호텔에서는 파리의 이미지를, 다른 곳에서는 베네치아의 운하를 만난다. 실제 베네치아와는 다른, 사막 한가운데 만들어진 또 하나의 세계다.

베네시안의 그랜드 캐널 숍스에는 운하와 곤돌라, 매장과 레스토랑이 함께 있다. 호텔을 구경하는 일이 쇼핑과 식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다.[4] 이런 곳들을 천천히 걷다 보면 카지노에 들르지 않아도 하루가 채워진다.

라스베가스에서 이름난 식당들

라스베가스에서는 무엇을 먹을지도 여행의 큰 부분이다. 특별한 날을 위한 파인다이닝과 셰프 레스토랑, 스시와 해산물, 여러 나라의 요리를 만나는 식탁.

식사 한 번을 위해 옷을 골라 입고 나서는 저녁도 있고, 구경하다가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는 날도 있다.

라스베가스에서는 한 끼의 식사가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분수 옆 테라스, 폭포가 보이는 정원, 프랑스 요리의 섬세함, 도시 위를 천천히 회전하는 식당까지. 요리와 공간이 함께 기억에 남는 곳들이다.

Spago · Bellagio

볼프강 퍽의 Spago는 벨라지오 분수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물과 빛의 움직임은 식탁 밖에서도 여행을 이어준다. 공식 안내 ↗

Spago fish dish with sweet pea puree
Bellagio / Spago

Mizumi · Wynn

일본식 정원과 연못, 폭포가 식사의 배경이 되는 일식 레스토랑. 스시와 사시미를 비롯한 일본 요리를 즐기며, 화려한 도시 한가운데서도 물과 정원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공식 안내 ↗

Sushi assortment at Mizumi
Steve Legato / Wynn · Condé Nast Traveler

Nobu · Caesars Palace

노부 마쓰히사의 현대적인 일식과 스시를 만나는 레스토랑. 시저스 팰리스 안에서 사시미와 스시를 비롯한 노부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공식 안내 ↗

Sashimi dishes at Nobu, Caesars Palace
Nobu · OpenTable / Venue Report

Restaurant Guy Savoy · Caesars Palace

프랑스 셰프 기 사부아의 요리를 만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섬세한 요리와 코스의 흐름, 정돈된 서비스가 중심이 되어 식사 자체에 시간을 들이고 싶은 날 어울린다. 공식 안내 ↗

Artichoke and black truffle soup at Restaurant Guy Savoy
The Infatuation / Postcard

Gordon Ramsay Hell’s Kitchen · Caesars Palace

고든 램지의 TV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은 레스토랑. 시저스 팰리스 앞에 자리하며, 붉은색과 파란색 오픈 키친이 특징이다. 대표 요리인 비프 웰링턴은 소고기를 버섯과 페이스트리로 감싸 구워낸다. 공식 안내 ↗

Beef Wellington and sides at Gordon Ramsay Hell’s Kitchen in Las Vegas
Hell’s Kitchen · Beef Wellington · Courtesy / Las Vegas Magazine

Top of the World · The STRAT

도시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스테이크와 해산물을 즐기는 회전식 레스토랑. 식당은 80분에 한 바퀴를 돌아, 식사하는 동안 창밖 풍경이 천천히 바뀐다. 노을이 야경으로 이어지는 시간에는 라스베가스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공식 안내 ↗

Best Friend · Park MGM

로이 최 셰프의 한국계 뿌리와 LA의 음식 문화를 담은 레스토랑. 한식의 맛에 멕시코 요리와 길거리 음식의 감각을 더하고, 동네 식료품점 같은 입구 뒤로 활기찬 식사 공간이 펼쳐진다.

격식 있는 코스 요리와는 또 다른 라스베가스의 식탁을 보여준다. 공식 안내 ↗

Park MGM Best Friend의 식사
Park MGM의 Best Friend, 2020년 촬영. Jon Konrath / Wikimedia Commons · CC BY 2.0

호텔 안의 다른 선택지로는 MGM Grand의 Joël Robuchon도 있다.

스트립 밖에서 만나는 로컬 음식점

스트립 밖으로 나가면 음식의 풍경은 다시 달라진다. 동네의 작은 식당과 카페에서는 화려한 호텔과는 다른 속도로 식사를 즐긴다. 유명한 이름을 찾아가는 재미와, 내 입맛에 맞는 곳을 발견해 다시 찾아가는 즐거움이 함께 있는 도시다.

Lotus of Siam

허브와 향신료의 풍미를 살린 태국 북부 요리. 호텔 밖에서 찾아가는 라스베가스의 음식 명소다. 공식 안내 ↗

Crispy duck curry noodles at Lotus of Siam
Lotus of Siam · The Infatuation

Esther’s Kitchen

계절 식재료를 중심으로 요리하는 이탈리안 동네 식당. 다운타운 아츠 디스트릭트를 둘러보며 식사하기 좋다. 공식 안내 ↗

Bread and dishes at Esther’s Kitchen
Esther’s Kitchen · OpenTable

Nittaya’s Little Kitchen

매일 직접 만드는 태국 요리를 선보이는 로컬 레스토랑. 스트립에서 벗어나 동네의 식탁을 만나고 싶을 때 찾아갈 만하다. 공식 안내 ↗

Shrimp pad Thai with bean sprouts at Nittaya’s Little Kitchen
Nittaya’s Little Kitchen · Nittaya’s Little Kitchen

Other Mama

해산물과 로 바, 칵테일을 중심으로 한 동네 레스토랑. 아시아의 맛을 더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공식 안내 ↗

Diners and chefs at Other Mama’s sushi bar
Other Mama · Other Mama

Honey Salt

점심과 저녁, 주말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동네 레스토랑. 서머린 일대에서 식사와 대화를 함께 즐기기 좋은 선택지다. 공식 안내 ↗

Vegetable toast at Honey Salt
Honey Salt · Indagare

Gangnam Asian BBQ

스트립 가까이에서 한국식·일본식 바비큐를 즐기는 레스토랑.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우며 여러 메뉴를 함께 나누는 식사를 소개한다. 공식 안내 ↗

Meat grilling at Gangnam Asian BBQ
Gangnam Asian BBQ · Gangnam Asian BBQ

Mr. Tofu

순두부찌개와 불고기, 생선구이 등 한국식 한 끼를 만날 수 있는 로컬 식당. 바비큐와는 다른 따뜻한 국물과 밥, 반찬의 매력을 담는다.

Tofu stew, rice and an assortment of Korean side dishes at Mr. Tofu
Mr. Tofu · Restaurantji

Top Sushi & Oyster

호텔 일식당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스시와 롤을 즐기는 로컬 식당. 라스베가스 동네의 스시 선택지로 함께 소개한다. 공식 안내 ↗

Assorted nigiri sushi at Top Sushi & Oyster in Las Vegas
Top Sushi & Oyster · Restaurantji / restaurant gallery

각 식당 이름을 누르면 공식 안내를 볼 수 있다. 방문 전 메뉴와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면 좋다.

쇼핑의 즐거움이 가득한 도시

쇼핑은 물건을 사는 순간에만 있지 않다. 시저스 팰리스의 포럼 숍스, 베네시안의 그랜드 캐널 숍스, 패션 쇼와 아웃렛처럼 분위기가 다른 공간을 오가며 도시를 구경하는 일이기도 하다.

럭셔리 매장을 둘러보는 날과 편하게 쇼핑하는 날의 동선이 달라진다.[5]

잠깐 매장을 둘러보고, 커피를 마시고, 식사를 한 뒤 공연을 보는 저녁. 라스베가스에서는 쇼핑이 하루 일정의 한 조각이면서 다른 경험을 이어 주는 길이 된다.

사막에서 눈 덮인 산까지

스트립을 벗어나면 네온 대신 바위와 하늘이 시선을 채운다. 레드락 캐니언에서는 붉은 바위와 넓은 사막 풍경을 만나고, 산길에서는 발걸음과 바람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레드락 캐니언의 사막과 산
Red Rock Canyon

그런데 이 사막의 도시에서 차로 한 시간 안팎 올라가면 숲과 산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목적지와 교통 상황에 따라 시간은 달라지지만, 마운트 찰스턴 일대는 같은 날 도시와 산을 오갈 수 있는 거리다.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하이킹과 캠핑을 즐기고, 겨울에는 눈 덮인 산이 전혀 다른 계절을 보여준다.[6]

겨울에는 스노보드, 따뜻한 계절에는 산길

라스베가스에서 차로 약 45분~1시간이면 눈 덮인 산에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다. 스프링 마운틴에 자리한 리 캐니언(Lee Canyon)이다. 사막의 도시에서 출발해 한 시간 남짓 달렸을 뿐인데, 네온 대신 설원과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겨울 시즌은 대개 11월 말~12월 초에 시작해, 눈 상태에 따라 보통 3~4월까지 스노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실제 개장일과 폐장일은 해마다 적설량과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8]

리조트에는 체어리프트 4개와 슬로프(트레일) 27개가 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바라보는 숲, 슬로프를 내려오며 날리는 눈. 도시에서 당일로 다녀오기 좋은 거리라 라스베가스 로컬은 물론, 여행 중 하루를 설원에서 보내려는 관광객들도 찾는다.[7]

사막에 있는 도시라고만 생각했다면 쉽게 떠올리지 못할 장면이다. 따뜻한 계절에는 리 캐니언의 산악자전거 코스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7]

멀리서 바라본 눈 덮인 리 캐니언의 산과 슬로프, 리프트 전경
눈 덮인 산과 슬로프, 리프트가 펼쳐진 리 캐니언. 사진: Lee Canyon / KTNV.

주변 산에서는 하이킹과 캠핑을, 자전거가 허용된 코스에서는 산악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모든 길에서 모든 활동이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코스와 계절별 운영을 확인하면 된다.[6] 눈썰매와 튜빙은 스키장 운영 구역과 구분해야 한다.

현재 리 캐니언 관리 구역에서는 튜빙이 허용되지 않는다.[8]

라스베가스와 근교에서 가볼 만한 곳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여행의 선택지는 넓어진다. 붉은 바위와 숲, 호수와 강, 작은 도시와 자연 온천까지. 같은 라스베가스 여행에서도 하루의 풍경을 전혀 다르게 고를 수 있다.

붉은 사막과 숲이 있는 산

Striped sandstone at the Fire Wave in Valley of Fire
Valley of Fire · Fire Wave · LocationScout

호수와 강, 역사 속으로

사막과 산 사이로 넓게 펼쳐진 레이크 미드 항공 전경.
사막과 산 사이로 넓게 펼쳐진 레이크 미드 항공 전경. · Nikola Majksner / Unsplash

도시 가까이에서 만나는 자연

협곡 속 자연 온천 두 곳

다운타운의 밤

Fremont Street Experience · 프리몬트 스트리트의 빛나는 천장 — 공식 영상

방문 전에 확인할 것
레드락 시닉 드라이브는 10월 1일~5월 31일 오전 8시~오후 5시 차량 입장에 시간 예약이 필요하다. 밸리 오브 파이어는 여름 일부 트레일 폐쇄와 매년 12월 1~14일 정비 휴장이 있으므로 공식 공지를 확인한다. 두 온천으로 가는 육상 트레일은 매년 5월 15일~9월 30일 폐쇄되며, 그 밖의 기간에도 고온으로 임시 폐쇄될 수 있다. 온천은 관리되는 수영장이 아니며 수질이 정기적으로 검사되지 않는다. 물을 마시거나 머리를 물에 담그지 않고, 방문 전 국립공원관리청의 안전 안내와 당일 상태를 확인한다.

레드락 입장 안내 · 밸리 오브 파이어 공지 · 레이크 미드·온천 현황

라스베가스의 두 얼굴

화려한 ‘씬 시티’의 밤과 조용한 주거 지역의 일상

누군가는 공연을, 누군가는 맛있는 저녁과 쇼핑을 기억한다. 또 누군가는 붉은 바위 사이를 걷던 오후나 눈 위를 내려오던 순간을 떠올린다.

라스베가스의 불빛은 화려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편안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1. City of Las Vegas — Timeline
  2. Springs Preserve — Mission and History
  3. Bureau of Reclamation — Hoover Dam FAQ
  4. The Venetian — Grand Canal Shoppes
  5. Visit Las Vegas — Shopping Guide
  6. Go Mt. Charleston — Plan Your Visit
  7. Lee Canyon — Hours and Activities
  8. Lee Canyon — Skiing and Snowboarding FAQ